O… 봄의 아일랜드에 이어 가을의 잉글랜드로 떠난 최유경 대한당구연맹 심판(이사)의 한국여성 첫 국외 잉글리시빌리어드·스누커 대회 심판기 시리즈 여섯 번째 주제는 ‘싱가포르에서 레프리’ 이다. 그 현장의 이야기들을 최유경 심판의 글로 생생하게 전한다. …O
전세계당구인구의 70%가 한다는 스누커!
이미 개인 상금순으로는 압도적 1위인 스포츠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만큼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종목 스누커이다. 2030년 아시안게임에 당구종목에서 가장 많은 메달이 걸린 스누커.
지난 11월 28-12월 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Songhe Sg Snooker open 2025’에 referee로 참가, 여러 가지로 많이 보고 배우며 전세계 스누커 플레이어와의 교류 등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다.
잉글리쉬 빌리어드와는 확연히 다른 22개의 공으로 모든 공들의 점수가 다 다르며 이름과 마찬가지로 숨기는 게임, 스누커의 마법에 빠져 싱가포르까지 오게 되다니..
8개의 스누커테이블과 pool과 차이니즈8볼까지 있는 큰 경기장이다. 동네 아저씨들도 슬리퍼 신고 스누커를 치고 있는… 스누커 레프리의 한사람으로 부러울 수밖에 없다.

친절한 싱가포르 디렉터들과 심판들.
그리고 근처 말레이지아들에서 온 선수들도 모두 방가웠다. 며칠씩 계속되는 경기지만 이미 잉빌에서 외국경기를 많이 해본 경험이 있어서 힘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잉빌과 다르게 스누커는 모든 공들과 파울 등의 점수가 다르므로 항상 긴장해야 하는 경기이며 공 22개를 모두 주심 혼자서 셋팅한다.
한국에서는 주심과 부심으로 나누어져 하는데 여기는 온전히 혼자서 다 감당해야 하며 단지 스코어를 입력하는 사람은 마커로 경기와는 무관한 자원봉사자들이 도와주는 형태이다.

매일 긴장의 연속이지만 정말 스누커의 참맛이 이런 거지..
스누커에 대해 더 애착을 심어주는 인상깊은 경기를 많이 했다. 말레이지아의 유명한 Lim Kok Leong 선수가 스누커에서 정말 잘해야 나오는..
한큐에 100점 이상을 치는 것을 Century break라고 부르는데, 나와 특히 방송 경기에서 Century break를 치는 것이다.
108점! 이 점수가 이번 오픈의 최고의 점수로 기록되었다. 심판으로서도 너무나 감격스러운 일이다.

스누커 주심이 되고 처음 나는 Century break를 맞이하게 되어 너무나 영광이었다. 한국의 스누커 심판 중에는 나 혼자 Century break 경기를 한 것이다.
어느 정도 기대는 했었다. 왜냐하면 이 선수가 Q스쿨까지 통과한 선수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이런 대선수를 내가 방송 주심을 하는 것에 나는 이미 흥분되어 있었다.
힘든 줄 모르고 지나간 하루 하루다.
오전에 잠시 여행을 나가는 심판도 있었지만 싱가폴을 몇 번 와본 덕에 여행은 안 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에 오전 내내 호텔에서 쉬며 오후에 시작되는 경기에 집중했다. 그리고 세미파이널 때도 한국심판은 배정을 안할 테니 여행을 하라고 배려를 해주셨지만, 필자는 여행 안할 거니 경기 두 게임 더 하고 싶다고 부탁해서 혼자 게임을 더 일을 했다.
여행보다 행복했다. 혼자 여행 안 하고 일 시키는 게 미안해서인지 아니면 성실함에 반해서인지는 모르지만 같이 일한 싱가포르 디렉터들과 심판들이 끝나고 맥주 마시자고 마구 끌고 갔다. 싱가포르 특유의 작은 시장 야외 테이블에서 같이 밥도 먹고 맥주도 마시고 너무 뜻깊은 시간이었다.

마지막 날 시간 계산을 잘못해서 파이널을 못 보고 한국행 비행기를 타야 하는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우리를 위해 박수도 쳐주고 “와줘서 너무 즐거웠고 고맙다”고 말해주는 싱가포르 사람들. 확실히 영국,아일랜드와는 다른 동양인들 특유의 정스러움이 묻어나는 시간이었다.
싱가포르의 총 책임자께서 한국심판 한분 한분에게 증서를 주시며 격려해주시는데 마음이 뭉클해졌다.

마지막 jenny choi(필자의 영어이름)를 부르며 증서를 주시고는 혼자 따로 부르시더니 깜짝 놀랄 이야기를 한다.
2026년에 Matchroompool을 할건데 서서아를 초대하고 싶다고 하시면서 “서아가 한국인이니 Jenny를 심판으로 초대하겠다”고 하는 정말 믿지 못할 이야기를 한다. 혼자 세미파이널을 열심히 하는 모습에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 조금 나올뻔했다.
어디든 열심히 하면 알아주는구나 심지어 한국말 한마디도 못 하는 이들도 나의 정성을 알아주다니 너무 고마웠다. 꼭 연락을 준다는 말을 뒤로 한 채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스누커는 처음 외국심판을 했는데 다들 너무 고맙게 잘 해주어 나는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스누커 공도 사오고 증서도 받고 “2025년은 또 이렇게 마무리하는구나” 생각하던 차에 세상에나 이렇게 더 즐거운 일이…
‘2026년 세계선수권 잉글리쉬빌리어드’에 심판으로 초대한다는 레터가 왔다. 크리스마스 카드와 함께 IBSF(스누커 잉빌 세계선수권)에서.

나는 또 2026년 아일랜드행 비행기를 예약하려 한다.나를 불러주는 잉빌 세계선수권스탭들과 잉빌 선수들 친구들을 만나러~.
2026년 봄 세계선수권에서 다시 심판기를 쓰려고 한다.

[방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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