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당구연맹 여자 스누커선수 가운데 외국대회를 홀로 참가하며 고군분투하는 선수가 있다.
지난 10월 ‘AUSTRALIAN WOMEN’S OPEN 2025 TOURNAMENT’에서 8강에 이름을 올린 박정민이다.
박정민은 5살때부터 뉴질랜드에 거주하다 초등5학년때 아버지를 따라 부산광역시로 거취를 옮기게 됐다.
뉴질랜드에서 생활한 탓에 자연스럽게 초등학생 때부터 포켓볼을 접하게 됐고, 중학교 때까지 포켓볼을 치며 2016년 부산광역시당구연맹 스누커 선수로 등록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2018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호주 타크매니아 소재 공립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 입학해 2020년 12월 학사학위를 취득했고, 이듬해인 2021년 제주도 한국국제학교에서 1년 6개월을 보조교사로 일했다.
2022년 가을에는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석사 학위과정에 입합해 스포츠장학금과 대회비를 지원받으며 2023년 국제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말레이시아로 넘어가 국제학교에서 교사자격증(2년과정)을 패스트과정으로 취득, 올해 7월 한국에 돌아와 국제학교 교사로 재직중이다.
박정민은 학창시절 포켓볼을 위해 현지원 현 PBA 심판위원장에게 지도를 받기 위해 매 주말부산에서 수원을 오갔고, 중학교 3학년 시절 공부도 안되고 운동도 안되기를 반복하는 등 우울증 현상을 느꼈다.
매일 울기를 반복하며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호주에서 열리고 있는 주니어 스누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스누커에 반하게 되었다.
스누커와 사랑에 빠져버린 박정민은 2015년 월드우먼 스누커 주니어 WPBSA 산하에 있는 대회에서 다수 우승을 차지하는 등 큰 활약을 하기도 했다.
또한 2016년 4월 영국 니즈시티 내 대회에 참가해 준우승한 경험도 있고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2016~2017년 국내 고등부 스누커 선수로 우승을 하기도 했다.

박정민은 최근 10월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열린 ‘AUSTRALIAN WOMEN’S OPEN 2025 TOURNAMENT’에 참가해 8강에 올랐다. 대학시절 두차례 8강에 올랐던 호주 여자 오픈은 박정민에게 5년만의 국제대회다.
조별리그는 심한 기복 속에서도 꾸준히 득점을 쌓아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다고 회상한다
첫 경기에서 호주의 조디(Jodie)를 2-1로 꺾으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지만, 대만의 크리스탈(Krystal)과 태국의 젤(Jel)에게 각각 1-2로 패하며 본선진출 좌절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호주 랭킹2위 칼리(Carlie)와 뉴질랜드의 아그네스(Agnes)를 모두 2-1로 제압하며 조 3위로 본선 무대에 진출했다.
이어 진행된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중국의 솽위(Shuangyu)를 3-1로 꺾고 박정민의 분위기가 이어지는 듯 했으나 태국의 플로이(Ploy)에게 0-3으로 패하면서 대회를 마감했다.
박정민은 이번 대회를 마치면서 오랜만에 국제무대에서 다양한 선수들과 경기를 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박정민에 따르면 한국에서 여자 스누커종목 전문선수의 현실을 보면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있다.
우선 비인기종목인 스누커는 선수층이 없다보니 전국대회에서의 종목 부재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 여자부는 전국체전의 정식종목도 아니어서 시도체육회 직장운동경기부 소속으로 대회에 참여하는 것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선 국내 여자 스누커 선수들의 저변이 두텁게 형성돼야 전국대회를 넘어 아시안게임까지도 채택이 가능해야 한다.
박정민은 오랜만에 국제대회를 다녀온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교사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여자 스누커 선수로서 도전을 이어가며 더 나온 경기력 항상을 위해 노력하는 선수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출전과 메달획득을 목표로 태국의 밍키 선수처럼 다양한 선수들과 함께 연습하며 성장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인천 – 정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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