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우승자 김영원, “저도 기부를 하고 싶다. 금액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웃음).”

 

◆ 우승 소감.

=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좋다.

◆ 방송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당구를 처음할 때 세계 챔피언이 되겠다’고 약속한 사람이 누구인가.

= 사실 ‘해커’ 삼촌이다. 제가 어릴 때부터 해커 당구장에서 당구를 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제가 당구를 처음 접할 때도 가능성을 알아보시고, 무조건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감도 많이 심어줬던 분이다.

◆ ‘해커’가 당구 스승인건가.

= 레슨을 받으면서 배운 건 아니다. 같은 구장에 있으면서 제가 어려워 하는 순간에 찾아와서 항상 알려주셨다. 또 멘털 코칭도 해줬다. (시합도 해봤는지?) 그렇다. 사실 지금도 ‘해커’ 삼촌을 상대로 승리하기 쉽지 않다. 그래도 최근에는 내가 조금 앞서는 것 같다(웃음).

◆ 5세트에 점수차가 크게 밀리던 상황에서 경기를 뒤집으면서 흐름을 가져왔다.

= 심리적으로 너무 지쳐 있던 상태였다. 그래서 실수하면 안 되는 공도 초반에 많이 놓쳤다.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편하게 치자는 생각으로 경기를 했다. 그러면서 제 당구를 했고, 점수가 더 잘 나왔던 것 같다.

◆ 준결승에선 상당히 좋은 경기력을 펼쳤는데, 결승은 준결승과 또 다른 느낌이 들었나.

= 결승전 1~2세트 때 나도, 조건휘 선수도 공이 잘 안 풀리면서 경기가 길어졌다. 그러면서 3~4세트까지 흐름이 이어진 것 같다.

◆ 우승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언급했다.

= 할아버지가 지난 1월 팀리그 5라운드 때 돌아가셨다. 생전에도 몇 번 찾아뵈었다. 그때 할아버지께서 “재밌게 당구를 하고, 하고 싶은 거를 하라고 하셨다. 또 아버지에게 감사해라”고 말씀을 하셨다. 그 말을 새기고 이번 월드챔피언십에서 더욱 열심히 하려고 했다.

◆ 아버지께선 우승 직후에도 표정 변화가 없이 박수만 치시던데.

= 사실 우승 직후 사진 찍고 인터뷰를 하느라 아직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아버지가 평소에도 말씀이 많은 분이 아니다. 결승전 끝나고 아버지를 봤을 때 평소의 아버지를 보는 느낌이었다.

◆ 부모님께서는 월드챔피언십을 앞두고 별 다른 말씀을 해주지 않았는지.

= 없었다. 항상 열심히 하고, 제가 열심히 노력하는 걸 알고 계시기에 크게 말씀해주신 건 없었다.

◆ 중학생 때 PBA에 입성하고, 단기간에 월드챔피언이 됐다. 어떤 점이 과거에 비해 많이 성장했다.

= 중학생 때 챌린지투어(3부)에 들어왔을 때와 비교해보면 당시에는 강하게 공을 치거나, 난구를 많이 실패했다. 그래서 베팅과 큐스피드를 높이는 연습을 많이 했다. 한두 개씩 맞아가면서 실력이 많이 늘은 것 같다.

◆ 선배들이 김영원 선수들을 라이벌로 생각하고 잘 안 알려줄 것 같은데.

= 항상 여쭤보면 다들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조재호(NH농협카드) 선수를 비롯해서 너무 많은 분들이 도움을 준다.

◆ 이번 월드챔피언십을 제외하면, 사실 지난 시즌이 성적이 더 좋았다. 성적을 제외할 때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어떤 게 달라졌나.

= 사실 실력이 크게 향상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또 이번 시즌에 큐를 바꿨다. 사용하는 장비가 바뀌면서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 하림 팀원들이 응원을 왔다. 정보윤 선수는 김영원 선수 우승 후에 눈물을 흘렸다.

= 팀원들이 정말 나를 이뻐한다. (팀리그를 한 시즌 소화했다. 도움이 많이 되나?) 당구는 개인 스포츠다 보니 외롭다고 느낄 때가 있었다. 팀리그를 하면서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많이 느꼈다.

◆ 이번 대회에서 고비의 순간은 언제였나.

= 륏피 체네트(튀르키예·하이원리조트) 선수를 상대한 16강이 가장 힘들었다. 정말 어려운 경기였다.

◆ 다음 시즌을 위해서 보완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 스트로크를 할 때 상박(어깨부터 팔꿈치)이 같이 딸려 나가는 습관이 생겼다. (상반신이 들린다는 건가?) 그렇다. 좋지 않은 버릇이라 생각해서 고쳐보려고 한다.

◆ 월드챔피언십을 차지했는데,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 최상위권 선수들에 비하면 애버리지가 낮은 편이다. 애버리지를 더 높이고 싶다.

◆ 만 18세에 벌써 3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20대가 되기 전이거나, 선수 생활 전반에 걸쳐서 이루고 싶은 목표도 있는지.

= 20대 에는 군대를 앞으로 가야한다. 그런 만큼 1년에 3번 정도는 우승 하고 싶다(웃음).

◆ 과거 인터뷰에서 선수로 40대까지 하고 은퇴를 하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른 나이에 월드챔피언십도 우승한 만큼, 은퇴가 더 당겨지는 것인가.

= 그래도 40대까지는 해보고 싶을 것 같다. 앞으로 저보다 더 잘하는 선수들이 나타나면 40대까지 하는 날이 올 거라 생각한다.

◆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게 무엇인가.

= 지인들께서 제주도에 많이 오셔서 술을 마실 것 같다(웃음).

◆ 이번 대회 우승 상금(2억원)이 가장 높은 상금일텐데, 하고 싶은 게 있는지.

= 대회를 시작하기 전에 저보다 2살 어린 소설가께서 1억원을 기부했다는 소식을 봤다. 그래서 저도 기부를 하고 싶다. 금액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웃음).

 

[방기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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