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정, ‘포켓볼 커플’ 부모의 못다이룬 ’30년 우승 恨’ 풀었다! ‘청풍호배 전국대회’와 ‘빌리어드페스티발’ 2개대회 연속 우승!

 

부모가 이루지못한 꿈을 후세에서 이뤄내는 것은 소설이나 만화에서나 볼법한 이야기다.

박세정이 지난해 12월 ‘청풍호배 전국대회’와 ‘빌리어드페스티발’ 등 2개대회에서 연속 우승하며 부모님이 못이룬 우승의 한을 30년 만에 풀어드렸다.

박세정의 부모는 우리나라 1세대 동호인 커플이다. 특히 어머니 이유연은 1996년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펼쳐진 ‘제2회 월간당구배 전국당구대회’ 포켓볼 아마추어 결승전에서 당시 최고수인 정성현에 패하며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 이후로 어머니 이유연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우승을 누리지 못했고, 수십년 동안 가슴에 응어리로 남았다.

 

2000년 포켓볼 동호인 박성진(아버지)과 결혼해서 부부가 됐고, 그로부터 4년 후 둘째딸 세정이가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21년 후 박세정은 ‘제1회 제천시 청풍호배 전국3쿠션당구대회’ 여자3쿠션 금메달을 땄고, 연이어 ‘빌리어즈 페스티벌’에서 우승하면서 부모님의 금메달에 대한 한(恨)을 풀어드렸다.

 

포켓볼 동호인 부부 사이서 자란 준비된 캐롬여제

세정은 부모가 모두 포켓볼 동호인 출신이다보니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당구를 접하게 되었다. 세정이 고교 1년이 되던 해, 평소 격의없이 지내던 아빠는 당구를 본격적으로 해볼 것을 권유했다.

당시만 해도 당구는 ‘담배냄새 자욱한 꼰대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했던지라 세정은 단박에 거절한다. 하지만 ‘당구에 진심’인 세정의 부모는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세정과 당구를 접목시키려 애를 썼다.

그러나 세정은 도통 당구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더구나 당구선수는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으니 부모님과 세정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생겼다.

그러던 어느날, 부모님은 세정을 불러놓고 진지하게 30년 전 이야기를 꺼냈다. ‘당시 엄마가 결승서 최고수 정성현에게 패한 후, 이루지 못한 우승에 대한 미련을 지금까지 가슴에 품고 살아왔다’는 얘기를 듣고 난 세정은 당구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박세정은 ‘제1회 제천시 청풍호배 전국3쿠션당구대회’와 ‘KBF 빌리어드페스티발 2025’에서 연속우승으로 박성진(부), 이유연(모) 부모가 이루지 못한 우승의 한을 풀었다.

 

박세정의 첫 당구스승은 이유주(LPBA)였다.

아빠 박성진은 세정의 마음이 변할세라 딸에게 적합한 당구선생님을 물색했고 주위의 추천을 받아 이유주 선수에게 딸을 맡겼다. 이때부터 세정은 고3때까지 개인강습을 받으며  기본기 및 시스템 등 당구원리를 익혔다.

어느 정도 기본기 다져졌다고 생각이 든 순간 세정은 선수등록을 결심했다. 그리고 첫 출전한 ‘제9회 국토정중앙배 2021전국당구대회’에서 전지우(하이원리조트)와 함께 공동3위에 오르며 고교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4개월 후 ‘2021 경남고성군수배 전국당구선수권대회’서는 허채원(한체대)를 꺾으며 당당히 여고부 첫 우승에 올랐다. 당시 공동3위는 최봄이(김포시체육회)와 전지우.

여고부에서 걸출한 성적을 기록했던 박세정은 2023년, 손준혁 최봄이와 함께 숭실대 체육특기생으로 입학했고, 그해 전국체전에 출전하기 위해 경북당구연맹으로 이적했다.

박세정이 지난해 12월 제1회 제천청풍호배전국3쿠션당구대회에서 개인통산 첫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그렇게 유망주로 기대를 한몸에 받은 박세정은 지난해 ‘제13회 아시아캐롬선수권대회’를 비롯해 12번이나 준결승에 진출했지만 정작 우승은 한번도 못했다.

승부의 세계에서 ‘우승자 외에는 기억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체험한 박세정은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훈련방법도 여러 번 바꿔 보고 ‘고교 야구선수’인 남동생에게 체력관리 방법과 멘탈트레이닝을 전수받으며 스스로를 담금질했다.

 

2025년 12월 마지막 전국대회서부터 박세정의 포텐이 터졌다.

‘제1회 제천시 청풍호배 전국3쿠션당구대회’ 여자일반부 가장 높은 곳에 박세정의 이름을 새겼다. 그리고 약 1주일 뒤, 대전드림아레나에서 열린 ‘KBF 빌리어드베스티발’에서 또 다시 정상에 오르며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이뤄냈다.

박세정은 “부모님은 포켓볼 동호인 출신이지만, 서울 광진구에서 대대전용클럽(블루닷당구클럽)을 운영하고 계세요. 그동안 제가 성인무대에서 성적을 내지 못하고 부모님의 크나큰 사랑과 무한응원에 보답을 하지 못했는데, ‘엄마의 30년 된 우승의 한’을 풀어드려서 너무 기뻐요.”라고  어른스럽게 말한다.

지난달 28일 대전드림아레나에서 열린 캐롬D1(여)개인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왼쪽부터 공동3위 최봄이, 준우승 백가인, 김영택 충남연맹회장, 우승 박세정, 공동 3위 허채원

 

세정은 “포켓볼 커플인 부모님으로부터 어릴적부터 자넷리와 김가영(하나카드)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듣고 자랐어요. 두 선배님들의 아우라 및 포스를 닮고 싶어요.”라며 세계적인 스타가 되고 싶은 속내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내년에는 압도적인 1인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거에요. ‘아시아캐롬선수권’이나 ‘전국체전’, 그리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하고 싶어요.”라고 포부를 밝힌다. 특히 “남자들과 겨룰수 있는 ‘주니어선수권’과 ‘3쿠션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어요”라고 당찬 욕심도 내비쳤다.

 

[서울 광진구 – 정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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