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구연맹 서수길 집행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서수길 집행부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갈려있다. 서 회장이 잘하고 있다는 당구인들과, 이와는 반대로 기업인 회장에게 기대가 컸는데 그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당구인들로 양분되어 있다.
이런 와중에 대한당구연맹은 지난 12월 17일 온라인 비대면으로 이사회를 개최하고 단체명을 (사)대한당구협회로 변경하기로 의결했다고 한다. 이어서 12월 28일 대전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소집했다.
대의원총회 안건에는 現 (사)대한당구연맹의 단체명을 (사)대한당구협회로 변경하는 안건도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사전에 충분히 설명을 듣지 못했던 대의원들의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었고, 안건이 부결될 것을 우려한 집행부에서는 ‘단체명 변경’ 안건 상정을 보류했다고 한다.
총회에 참석한 다수의 대의원은 “집행부의 일방적인 단체명 추진에 대의원들이 불만을 표시하자 소통의 부족을 인정하고 단체명 변경을 보류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대한당구연맹은 서수길 회장의 소유물이 아니다.
대한당구연맹은 국민의 세금인 체육진흥기금과 지자체 지원금, 선수와 동호인들의 출전비 등으로 형성된 약 60여억원의 예산을 사용하는 공적 단체이다. 마치 개인의 소유물인양, 회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당구인들과는 전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채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이후 연맹 집행부는 1월 28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당구, 새로운 도약을 위한 리브랜딩 설문조사>를 올렸다. 내용을 요약하면, 대한민국 당구가 발전하려면 구태를 벗고 새로운 시스템으로 리브랜딩해야 한다는 것인데, 설문조사에는 숨은 의도가 있어 보였다.
설문조사 문항에 ‘대한당구연맹 단체명 변경안’도 있기 때문이다. 당구를 리브랜딩해서 획기적인 발전을 꾀하자고 하는 데 반대할 당구인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용을 잘 아는 당구인들은 “단체명 변경 찬성을 유도하는 설문조사라는 꼼수가 내포되어 있다”고 말한다.
단체명 변경을 반대한다는 한 시도연맹 회장은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당구를 재도약시키기 위해 리브랜딩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단체명을 대한당구협회로 바꾸지 않으면 리브랜딩이 불가능하다는 건지 도대체 이해를 못하겠다. 20년 이상 자랑스러운 전통을 이어 온 대한당구연맹의 이름을 바꾸는데 단연코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안중영 서울당구연맹 선수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리브랜딩에 반대한다”고 의사를 밝혔다. ‘당구계의 미스터 쓴소리’로 알려진 안 위원장은 “시합 많이 열어주고 상금 많이 주면 당구의 이미지는 저절로 좋아진다. 솔직히 회장 바뀌고 뭐 그리 나아진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개인적인 견해를 적었다.
이어서 ”연맹이 SOOP의 자회사라느니, 산하단체라는 소리가 들린다.“며, 연맹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당구인들은 무척 불편함을 느낀다”고 쓴소리를 적었다.
대한당구연맹은 오는 2월 24일 또 다시 대의원총회를 소집했는데, 아마도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대한당구협회로의 명칭변경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연맹과 협회>에 대해서 네이버에서 검색해봤다.
<연맹>은 여러 협회·단체가 모여 더 큰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조직이고,
<협회>는 특정 분야의 개인·단체가 모여 회원 이익을 보호·발전시키는 조직이라고 설명한다.
대한체육회 산하단체에서 사용하는 연맹과 협회의 구분
<연맹> 명칭을 사용하는 단체는 단일 종목이 아닌 다양한 종목으로 구성된 <대한육상경기연맹>과 <대한수영연맹> 등이 있다. 육상은 100M, 마라톤, 창던지기, 투포환 등 다양한 종목으로 구성되었기에 단체명에 연맹을 사용한다. 대한수영연맹도 자유형, 접영, 다이빙, 수구, 싱크로나이즈 등 다양한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협회> 명칭을 사용하는 단체는 대한축구협회 대한배구협회 등 단일 종목이며, 경기방식이 한 가지로 단일하기 때문에 협회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당구>는 캐롬과 포켓볼, 스누커, 헤이볼 등 다양한 종목으로 구성됐기에 연맹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다.
(사)대한당구협회는 현재, 다른 단체에서 사용하고 있는 명칭이다.
사단법인 규정에는 똑같은 명칭의 이름을 허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 (사)대한당구협회(회장 마광현)가 존재하기 때문에 단체명 변경을 할 수 없다. 그런데 연맹은 어떻게 대한당구협회로 단체명을 변경하려는 것일까?
아마 (사)대한당구협회 측과 서로 단체명을 맞바꾸기로 합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대한당구연맹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단체에서 계속 사용하게 된다.
수십 년 동안 대한당구연맹은 선수단체로 위상을 누려왔다.
그런데 이름을 가져간 대한당구연맹에서 나중에라도 당구선수를 육성하고 당구대회를 TV로 방영한다면 당구인들을 비롯한 국민들은 엄청난 혼란에 빠질 것이다. 어느 단체가 선수단체인지 정체성이 불분명해지기 때문이다. 세상일은 한치앞도 내다볼수가 없다. 오늘의 아군이 내일 적군이 되는 세상이다.
협회 명칭은 직능단체에서 많이 사용, 연맹 명칭은 거의 선수단체에서 사용
통상 협회는 변호사협회, 미용협회, 숙박업협회 등 직능단체 등에서 많이 사용한다. 그리고 당구계에는 (사)대한당구협회 (사)대한당구연맹 외에도 (사)대한당구장협회, 시니어건강당구협회, 전국당구동호인연합회, 한국동호인당구협회 등 각종 협회가 여럿 존재한다. 당구산업이 확장되고 발전할수록 유사한 협회가 더 많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연맹이라는 명칭은 선수단체 외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으며, 당구계에서는 대한당구연맹이 유일하다. 이쯤 되면 대한체육회 산하단체인 대한당구연맹의 명칭을 굳이 대한당구협회로 바꿔야 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
미스터 쓴소리 안중영, “리브랜딩보다 선수들 상금대회 많이 열어달라고 기업 회장 뽑은 거 아닌가?”
안중영 서울당구연맹 선수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한당구연맹은 유청소년 육성과 소년체전 종목 채택, 전국체전 고등부 채택 등에 힘써야 할 때다. 그러면 자동으로 당구의 이미지는 좋아진다. 정작 해야 할 일은 안 하고, 수십 년 동안 자랑스럽게 전통을 이어온 (사)대한당구연맹의 이름을 왜 바꾸려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이어서 “옛날에는 LG유플러스대회, 수퍼컵, 잔카배 등 우승상금이 8천만원, 5천만원, 3천만원 급 규모의 대회가 많았었다. 솔직히 기업인 회장이 연맹 회장으로 오면, 우승 1~2억원 상금대회를 연간 10차례 개최하는 PBA 규모는 아니더라도, 그 절반인 우승상금 5천만원 규모의 상금대회가 최소 몇 개는 열릴 줄 알고 나부터 투표했다.”고 지난 선거에서 서수길 후보를 지지했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안 위원장은 “그런데 선거 때 ‘총상금을 4배로 올리겠다’고 호언장담했던 공약도, 달랑 몇종목 우승상금만 올려서 톱클래스 몇 명만 혜택을 보고 있다. 1,000여 명에 가까운 대다수의 선수들은 기업인 회장의 혜택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쓴소리를 이어갔다.
안 위원장은 “회장이 15억 원을 출연했다고 전국체전 대회장에서 발표했는데, 그 많은 돈을 어디에 썼는지 모르겠다. 무척 궁금하다. 엉뚱한 데 돈 쓰지 말고 선수와 동호인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상금대회를 많이 열어줬으면 좋겠다. 그러라고 기업인 회장을 뽑은 거 아닌가?”라고 말을 맺었다.
대한당구연맹은 서수길 회장 마음대로 할 수 있는 SOOP의 자회사가 아니다.
대한당구연맹은 서수길 회장 개인의 것이 아니다. 대한당구연맹은 수십 년 동안 당구인들의 봉사와 헌신의 바탕 위에 위상이 정립된 대한체육회 산하 단체이다. 그리고 서수길 집행부 취임 이전에도 년간 60억원의 예산을 집행했던 국민들의 당구단체이다.
서수길 집행부는 출범한 후 몇달도 되지 않아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선수단체의 핵심인 경기력향상위원회가 붕괴되었고, 심판위원회도 이전투구 속에 새판을 짜야 했다. 당구인들은 서수길 집행부 위원장과 위원들의 감투싸움에 눈쌀을 찌푸렸다.
이제 많은 당구인들은 “서 회장이 기업 운영하듯이 당구연맹을 자회사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앞으로 서수길 집행부의 잘한점과 못한점을 정확히 짚어보려 한다.
무려 24년 동안 당구계의 눈과 귀가 되어 온 큐스포츠에서는 지난 1년 동안 서수길 집행부의 행보에 대해 일절 비판을 삼갔다. 적어도 1년은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큐스포츠가 평가한 지난 1년간의 서수길호는 “선수와 동호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채, 외형을 갖추는 데만 치중했다.”고 말하고 싶다. 막대한 국민세금이 투입된 공적단체를 회장 개인의 취향대로 색칠하려 들지 말고, 연맹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
앞으로 큐스포츠는 당구인들의 알 권리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대한당구연맹의 무운장구를 위해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작정이다.
서수길 집행부의 잘한 점은 널리 알리고, 잘못한 것은 과감하게 지적할 것이다. 그래야 연맹의 주요 구성원인 선수와 동호인들에게 조금이나마 기업인 회장을 뽑은 혜택이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 큐스포츠 기사는 ‘2025년 대한당구연맹 공인구 선정 실패로 억대의 손해 끼쳐‘라는 제목의 기사를 송출할 예정이다.
[방기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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