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식의 당구탑시 제2회] 수평 직선 샷이 불리한 이유

 

1. 수평 직선 샷이 널리 퍼진 이유

수평 직선 샷은 동호인들 사이에서 익숙하고 폭넓게 사용되는 방법이다. 이러한 현상이 생겨난 배경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큐가 곧은 막대기이므로 그 움직임 또한 직선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둘째, 큐를 수평으로 밀어야 공의 당점을 정확히 찌를 수 있다고 믿어 왔다.

셋째, 오랜 기간 “큐는 수평으로 빼고 밀어라”는 지도가 반복되면서 이 방식이 관습으로 굳어졌다.

넷째, 입문 단계부터 수평 직선 샷 중심의 교육이 이루어졌고, 직선 동작이 단순하고 편할 것이라는 인식이 더해지면서 지금까지도 당구의 기본 형태로 남아 있다.

 

2. 수평 직선 샷은 중력을 이용하지 못한다.

팔의 움직임은 본래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 진자 운동에서처럼 ‘들어 올림’과 ‘낙하’가 하나의 리듬을 이루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수평 직선 샷에서는 이 리듬이 사라진다. 팔이 수평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중력이 개입할 여지가 없고, 결국 근육의 힘만이 작동하게 된다.

윗쪽 그림에서 보듯, 진자 스윙에서는 큐가 호(弧)를 그리며 들어 올려진다. ‘툭’하고 놓으면 큐는 ‘중력 순응 곡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동한다. 반면 수평 직선 샷에서는 큐의 중심이 일정한 높이를 유지해야 하므로, ‘툭’하고 놓더라도 큐는 전진하지 못하고 제자리에 멈춘다. 이 차이가 바로 ‘자연스러운 낙하 운동’과 ‘인위적 추진’의 본질적 차이다.

 

3. 수평 직선 샷은 인체의 정상 스윙 궤도를 벗어난다.

이 그림은 육상 선수들이 엎드린 자세에서 총성과 함께 스윙을 시작하는 장면이다. 선수들은 몸을 앞으로 던지기 전에 팔을 강하게 내밀며 백스윙의 에너지를 축적한다. 즉, 진자 스윙과 같은 방식으로 중력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인체 구조상 가장 합리적이고 자연스러운 운동 궤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평 직선 샷에서 팔이 향하는 지향점은 A가 아니라 B이다. 만약 육상 선수들에게 A가 아니라 B를 향해 백스윙하라고 지시한다면, 시작 자세부터 이미 균형을 잃고 엄청난 불편을 겪을 것이다. B를 향해 창을 찌르듯 수평 직선 운동하는 동안 팔꿈치는 오히려 낮아지므로 위치 에너지를 충전시키지도 못한다.

그것은 인체의 기본 운동학에 역행하는 부자연스러운 궤도이기 때문이다. 당구 스트로크도 마찬가지다. 큐의 방향이 인체의 자연스러운 회전 궤도(A)가 아니라 수평 직선(B)을 따른다면, 백스윙과 전진 스윙의 리듬이 끊기고 추진력 또한 손실된다. 결국 수평 직선 샷의 불편한 비합리성은 인체의 기본 운동 원리를 벗어나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앞에서 보았듯, 육상 선수의 팔 스윙은 인체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이고 자연스러운 진자 궤도이다. 그렇다면, 만약 그 육상 선수에게 당구 큐를 쥐여준다면 어떤 궤적이 나타날까? 다음 그림은 바로 그 가정을 토대로 한 실험 장면이다

진자 스윙(A)과 수평 직선 운동(B)을 비교한 것으로, 두 인물 모두 동일한 자세에서 큐를 전진시키고 있다. A는 육상 선수의 팔 스윙처럼 자연스러운 진자형 스트로크이며, B는 인위적으로 추진력을 가해 직선을 유지하려는 형태다. 즉, A는 인체의 장착된 궤도를 따르는 자연 순응형 스트로크이고, B는 그 궤도에서 벗어난 직선 추진형 스트로크라 할 수 있다.

이 그림의 동작은 실제 스트로크에서 최대 백스윙(Full Back Swing)에 해당한다. A는 중력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호를 그리며 내려오지만, B는 큐를 일정 높이에서 밀어내기 때문에 팔꿈치가 상승하고 팔 근육에 불필요한 긴장이 생긴다. 실제 당구 스트로크에서도 이러한 차이는 명확히 드러난다.

위 사진은 중국의 포켓볼 선수 왕시뇌(Wang Sinuo)의 스트로크 장면이다. 달리기 선수의 팔 스윙처럼 그의 그립손은 자연스러운 호 궤도를 따라 움직인다. 이 장면은 진자 스윙형 스트로크가 실제 경기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구현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4. 숏팔로우에서도 수평 직선 샷은 사용 근육이 다르다

앞 장에서는 긴 백스윙(Long Follow Shot)의 원리를 살펴보았다. 이번 장에서는 짧은 백스윙(Short Follow Shot)을 비교해본다. 아래 그림처럼 숏팔로우, 즉 짧은 백스윙에서는 진자 스윙(A)과 수평 직선 샷(B)의 궤도가 거의 겹쳐 보인다.

숏팔로우샷에서는 진자 스윙도 거의 직선에 가깝게 전진한다. 하지만 눈으로 보기엔 비슷해도, 실제 사용 근육은 다르다. 이것은 A와 B가 백스윙할 때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지점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진자 스윙(A)은 팔이 A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후면부 근육, 즉 삼두근(위팔세갈래근)과 신근 계열이 주로 작용한다. 반면 수평 직선 샷(B) 백스윙은 회전이 아닌 수평 직선으로 누르듯 끌어내려야 하므로 전면부 근육, 즉 이두근과 굽힘근 계열이 개입한다.

궤도는 거의 같지만,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스윙의 성격도 달라진다. 지난 회에서 살펴보았듯이 전면부 근육은 힘쓰는 근육이고, 후면부 근육은 힘을 빼고 스윙하는 근육이다.(※근육 관련 내용은 「큐스포츠」 25년 10월호 참조)

숏팔로우에서 AB그립손은 거의 같은 위치에 있고, 둘 다 거의 수평 직선 샷에 가까운 트랙으로 움직이지만, 궁극적으로 타고 가는 레일과 방향이 다르다. A는 진자스윙 곡선 레일을 타고 A 방향을 향해 가지만, B는 수평 직선 레일을 타고 B 방향을 향해서 간다.

짧은 백스윙을 기차에 비유하자면 이렇다. A와 B 모두 ‘대전역’을 떠나지만, 하나는 ‘서울행 완행열차’, 다른 하나는 ‘목포행 완행열차’에 오른 셈이다. 같은 출발선이라도 도착지는 정반대다. 하나가 서울로 향한다면, 다른 하나는 목포로 달린다. 이처럼 둘은 백스윙 구간이 짧아 같은 종류로 보이지만, 완전히 다른 방향의 스트로크가 된다.

 

5. 자세가 불편하고 불안하다.

다음 그림은 엎드려서 백스윙한 자세 그대로 일어서는 장면이다. 이 실험의 핵심은 ‘일어서는 동작’이 아니라 ‘일어선 뒤 그 자세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가’에 있다. 수평 직선 백스윙의 자세로 일어나 일정 시간 그대로 버텨보면, 팔과 어깨가 긴장하고 몸의 균형이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실험을 해본 결과, 불편과 불안정을 느낀다고 말한다. 반면 진자 스윙의 백스윙은 일어서 같은 자세를 유지하더라도 몸의 균형이 자연스럽게 잡혀, 불필요한 긴장이 생기지 않는다. 만약 선 자세에서 제자리 걸음걸이하듯 예비스윙하는 실험까지 해보면, 이 둘의 차이를 더욱더 현저하게 느끼게 될 것이다.

이 실험이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자세 차이가 아니라, 인체가 어떤 구조로 움직이고 균형을 잡는가의 문제다. 당구대 프레임 같은 기구에 의존하는 수평 직선 샷 연습은 “기대기 전법”에서 오는 안정감만 있을 뿐이다.

결국 근육의 긴장과 경직을 불러오며 스트로크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깨뜨리는 것이다. 진자 스윙이 편안한 이유는, 중력이나 궤도의 문제도 있지만, 인체 본래의 안정축에 따른 정상 궤도 스윙을 하기 때문이다.

 

6. 수평 직선 샷은 이중 동작을 유발한다.

다음 그림은 팔꿈치 높이 변화를 보여준다. 진자 스윙 샷은 높이가 일관되게 떨어진다. 반면 수평 직선 샷은 높이가 올라갔다가 다시 떨어진다. 이것은 이중 동작 운동을 의미한다. 마치 수평 직선으로 전진하던 시계추가 중간에 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하강하며 전진하는 것과 같다.

이중 동작은 곧 ‘멈춤과 재가속’을 동반하기 때문에, 매끄러운 리듬을 잃게 된다. 오랜 시간 단련되고 숙련된 고수들은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좋은 샷을 구사하는 능력을 갖출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길은 매우 어렵고 험난한 길이다. 초보자나 일반 동호인은 건너기 어려운 강일지도 모른다.

이중 동작이 나타나는 부분은 그림으로 보면 작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인체의 팔에서 매우 큰 차이를 만든다. 그래서 처음 보는 사람은 “이 정도 차이라면 무시해도 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제 동작에서는 그 미세한 차이가 명확한 결과를 낳는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다음 그림의 ‘원반 던지는 사람’을 보자. 만약 이 인물이 A에서 B로 스윙을 하다가 중간에서 ‘멈칫’한다면, 팔꿈치와 허리의 흐름이 끊기며 스윙은 다시 이중 동작으로 바뀐다. 그 결과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뻔하다. 당구 스트로크에서의 이중 동작 역시 이와 같은 원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불리한 것이다.

7. 임팩트 없는 부드러운 공을 만드는 데 불리하다.

다음은 진자 스윙 샷과 수평 직선 샷의 구질 차이를 보여준다. 공의 구질 차이는 큐팁에 공이 맞기 직선 속도와 맞기 직후의 속도비율, 즉 S-T 구간 속도비율(Impact Speed Raito) 차이 때문에 생긴다.

“큐 무게로만 등속운동으로 쳐라” 당구인들은 이 말을 익숙하게 들어왔다. 여기서 말하는 ‘등속운동’의 본질은 바로 이 속도비율, 즉 S–T 구간 속도 변화의 완급 정도에 있다. 이는 큐의 속도가 갑작스럽게 변하지 않고, 부드럽게 이어지면서 서서히 가속되는 비율을 의미한다.

표에서 보듯이 수평 직선 샷은 특히 “노임팩트 굴리기 샷”을 구사하는 데 불리하다. S-T 구간의 속도 비율이 급격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타격이 가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결 론>

수평 직선 샷은 오랜 기간 당구의 기본형처럼 인식되어 왔지만, 그 근거는 시각적 단순함에 머물러 있다. 이 샷은 중력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팔의 자연스러운 스윙 궤도에서 벗어나 있으며, 정확하게 구사하기도 어렵다. 즉, ‘보기에 단순한 동작’이 ‘실제의 단순함’을 보장하지 않는다. (큐스포츠 25/12월호 게재)

필자 오송식(사진)은 2016년부터 당구 스트로크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으며, 2022년부터 스트로크 전문 연구서 ‘당스탑시(Billiard Stroke Top Secret)를 집필하고 있다.

 

[방기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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