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손에 이끌려 억지로 잡은 당구큐, 이제 당구의 매력에 빠졌어요”
본인의 키만한 큐를 든 여리여리한 여고생이 눈에 띈다. 경기 백신고등학교 1학년 이신은 지난해 3월 처음으로 큐를 잡았다.
여고생 이신의 당구는 결코 본인의 의지가 아니었다. 아버지 손에 끌려 시작한 당구강습은 당구의 당자로 모르던 여고생 이신에게 힘든 나날이었다.
고양시 소재 국제당구아카데미에서 박춘우 감독에게 강습을 받기 시작했다. 당구에 대한 매력을 전혀 느끼지 못하니 즐거울 리가 없었다.
어느날 선생님 왈 “너는 오늘부터 핸디 10점을 놓거라”
또래 아이들과 한창 어울릴 때, 아저씨들 가득한 아카데미에서 선생님이 시키는 연습을 반복하다보니 당구에 대한 흥미가 생겼다가도 없어지기를 반복했다.
시계추처럼 아카데미와 집을 왔다갔다 하기를 1년, 어느날 이신에게 선생님이 “오늘부터 핸디 10점을 놓고 게임을 하거라.”고 핸디를 부여받았다.
이신은 “지금 생각해보니 올해 초에 핸디10점을 부여받은 다음부터 나도 모르게 당구에 매력을 느낀 것 같아요.”라고 회상하며, “지금은 핸디 18점을 놓고 있어요.”라며 기분좋게 웃는다.
꽤 잘하던 쇼트트랙보다 당구가 좋아요… 롤 모델은 스승 박춘우
이신은 6살 때부터 초등학교 5학년까지 쇼트트랙 선수로 활동한 바 있고 클라이밍에도 흥미를 느껴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어 했지만 부모님의 생각은 조금 틀렸다.
여학생이 격한 운동을 장래 직업으로 하기에는 너무 힘든 과정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혹시 우리 딸이 포켓볼이나 3쿠션에 혹시 소질이 있다면?”이라는 생각에 딸의 손목을 잡고 국제당구아카데미에 등록을 시킨 것이다.

이제는 당구에 집중할 수록 빠져들어요. 목표가 생겼어요
평소 산만한 성격의 이신에게 당구는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이신은 “당구에 집중한 결과 잘 안 되던 배치의 공을 성공했을 때 느끼는 희열감은 어린 시절 겪었던 쇼트트랙의 기쁨보다 큰 것 같아요.”라고 한다.
이신은 “목표가 생겼어요. 세계적인 여자3쿠션 선수가 되고 싶어요. 진로를 정한 이후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시는 것을 보고 더욱 열심히 하게 돼요.”라고 소신을 밝힌다.
“짧지 않은 시간 당구 강습을 받다 보니 박춘우 감독님이 우러러 보여요. 어쩜 저렇게 당구를 잘 칠 수 있는지, 정말 닮고 싶어요.”라며 롤모델이라고 한다.
“학생선수로 시작하고 싶어요. 나중이요? 20대가 되면 LPBA 프로선수가 되어 챔피언에 오르고 싶어요. 최종 목표는 팀리거에요.”라고 당차게 포부를 밝힌다.
이신은 여고1년생답지 않게 벌써부터 운동선수로서 롱런을 위해 러닝머신 등으로 체력관리를 하고 있다. 하루 6시간 이상을 연습하려면 체력이 따라주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일단 시작했으니 끝을 보고 싶어요. 당구처럼 재미있으면서 직업으로 선택할 수 있는 운동이 또 있을까요?”
[일산 – 정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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