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우승 소감.
= 이번 시즌 5번째 결승전을 치러 우승 2회, 준우승 3회를 기록했다. 굉장히 좋은 시즌을 보내서 기쁘지만, 결승전 패배는 역시 마음이 아프다.
◆ 7세트 1이닝 5득점째 때 본인이 파울을 먼저 인정했다. 마지막 세트인데도 먼저 말할 수 있었던 이유는.
= 예비 스트로크를 할 때 수구와 가깝게 큐를 맞댔는데, 공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공을 치는 선수가 아닌 이상 보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큐가 공에 닿는 게 느껴졌고, 이 사실을 알리지 않으면 잠에 들기 전에 생각이 날 것 같았다. 파울로 이득을 취하고 싶지 않았기에 심판에게 해당 사실을 알렸다.
◆ 이번 대회 128강부터 결승전 2세트까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무실 세트 우승을 노릴 수 있었는데, 3세트부터 페이스가 떨어진 게 기록을 의식했기 때문인가.
=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집중해서 경기에만 임했다. 세트스코어가 4:0이거나 4:3인 것은 중요하지 않다. 물론 한 세트를 뺏기지 않고 결승전에 진출한 것은 좋은 기록이지만, 무실 세트 우승은 굉장히 기적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에서 준결승과 8강전에서 위기가 많았다. 하지만 상대보다 나에게 운이 더 따라서 좋은 기록을 쓸 수 있었다.
◆ 지난 시즌 대비 이번 시즌 장타(한 이닝 5점 이상)가 50회 이상 늘었다. 비결이 무엇인지.
= 사실 기록에 대해 크게 신경은 쓰지 않는다. 당구에는 포지션 플레이가 있는데, 사실 PBA에서는 쉽지 않은 플레이다. 4~50점 점수제라면 포지션 플레이를 하겠지만, PBA 경기에서는 1점이나 2점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 많다. 상황을 인지하며 플레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장타를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 이제 월드챔피언십만 남았다. 첫 시즌에는 진출하지 못했고, 지난 시즌에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만큼, 이번 시즌에 욕심이 더 클 것 같다.
= 평소와 똑같이 준비하려고 한다. 더 많은 상금과 포인트가 걸려 있는 대회고, 똑같은 토너먼트 형식의 대회라고 생각할 것이다. 최고의 시즌을 보낸 32명만 참가하는 대회인 만큼, 어떤 선수라도 우승할 수 있다. 나는 이미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월드챔피언십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 최고의 시즌을 만들고 싶은 열망이 크다.
◆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산체스가 돌아왔다”고 찬사를 보내고 있다. 앞으로 PBA 무대에서 깨고 싶은 기록이 있나.
= 나는 기록적인 부분에 있어 크게 욕심이 없다. 그저 당구를 사랑하는 사람이고, 내가 치르는 모든 경기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산체스가 돌아왔다”고 하는데, 나는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다(웃음).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하는 말이다. 나와 마찬가지로 조재호(NH농협카드) 선수, 강동궁(SK렌터카) 선수, 다비드 사파타(스페인·우리금융캐피탈) 선수 모두 떠난 적이 없다. 모든 선수들이 그들의 당구를 묵묵히 하고 있다. 토너먼트 방식의 대회에선 한 명의 우승자만 나올 뿐이고, 많은 사람들은 우승자만 기억한다.
물론 내가 이번 시즌에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도 적응할 것들이 많다. 화려한 조명, 공연들이 아직도 어색하게도 느껴진다. 조명으로 인해 눈이 피로해지고, 나이가 들면서 공연이 시끄럽다고 느끼는 등 아직까지 PBA의 분위기에 완벽히 적응하진 못한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PBA의 방식이 나쁘다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새로운 것에 더 적응해야 하고, 발전해야 한다는 뜻이다.
[방기송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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