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자(직전 시즌 포인트랭킹 33위). 두 차례 4강 진출을 경험하며 LPBA 무대에서 중상위권 전력으로 평가받아온 선수다. 그러나 올 2025-26시즌 들어서는 1차전 PPQ(1차 예선) 탈락, 2·3차전 PQ(2차 예선) 탈락으로 연속 고배를 마셨다.
끝없는 문턱 앞에서 멈춰선 그는 31일 열린 4차전 ‘에스와이 베리테옴므 LPBA 챔피언십’ PPQ에서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김혜정을 상대로 25:10(18이닝) 승리를 거두며 시즌 최고 애버리지 1.389를 기록한 것이다.
그날의 특별함은 성적에만 있지 않았다. 남편 노지훈(드림투어 선수)이 올 시즌 처음으로 관중석에 앉아 아내의 경기를 지켜본 날이기도 했다. 그동안 ‘부담이 될까’ 대회장까지만 동행했던 그는 처음으로 직관을 선택했고, 결과는 아내의 올시즌 가장 훌륭한 기록으로 이어졌다.
“평소처럼, 연습장에서 하던 대로 잘 쳤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긴장 대신 평정을 유지한 아내의 경기를 누구보다 잘 아는 배우자의 토닥임이었다.
김경자는 여전히 손목 통증과 싸우고 있다. 오른쪽 손목 뼈가 길어 샷을 할 때마다 저릿한 통증이 밀려온다. 이를 버텨내며 2023-24시즌 ‘웰컴저축은행 웰뱅 LPBA 챔피언십’ 4강에 올랐던 투혼은 지금도 여전한 상태였다.
그는 “아직도 팔이 저리다”며 “그래서 최근에는 강한 샷보다 톡톡 치는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럼에도 그의 본래 당구 스타일은 종종 튀어나와 위기에서 그를 구해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과감히 파워샷을 꺼내들어 연속득점의 활로를 만들어가던 것.
“내 방식대로 밀어붙였다. 팔이 찌릿했지만 결과가 따라줬다”는 그의 말에는, 통증마저 눌러버린 집념이 배어 있었다.
경기 후 부부는 짧지만 깊은 대화를 나눴다. “조용히 응원만 해달라”는 아내의 말에 남편은 “더 높은 라운드에 오르면 휴가를 내서라도 오겠다”고 답했다. 이어진 “계속 와주면 힘이 될 것 같다”는 말과 함께,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미소 지었다.
첫 직관이 만들어낸 최고의 기록. 김경자는 남편의 응원을 토대로 다시 한 번 상위 라운드를 향한 도전을 이어간다.
[일산=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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