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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지 선수를 지명합니다” 드래프트장 술렁케 한 뜻밖의 이름… “얼떨떨, 어머니 눈물 펑펑” [인터뷰]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2025-26시즌 PBA팀리그 드래프트가 막바지로 접어들 무렵, NH농협카드가 4라운드 5순위로 한 이름을 호명하자, 현장은 적잖이 술렁였다. 예상 밖의 선택, 소위 ‘뜬금포’ 지명 때문이었다. 그 파장의 주인공은 황민지(사진)였다.

 

 

“황민지 선수를 지명합니다.”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25-26시즌 PBA팀리그 드래프트가 막바지로 접어들 무렵, NH농협카드가 4라운드 5순위로 한 이름을 호명하자, 현장은 적잖이 술렁였다. 예상 밖의 선택, 소위 ‘뜬금포’ 지명 때문이었다.

그 파장의 주인공은 황민지. 지난 시즌 LPBA ‘제비스코 상금 랭킹 40위. 그 전 시즌(28위)보다도 내려간 성적 등을 이유로, 팬들과 팀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크게 거론되지 않았던 이름이었다.

그런데, 그 누구보다 황민지 본인이 가장 놀랐다. “잘못 들은 줄 알았어요. 긴가민가한 상태로 제 옆을 봤는데, 어머니가 펑펑 울고 계셨죠. 그제야, ‘정말 내가 지명됐구나’ 실감이 났어요.”

 

당구경험 6년, 프로 5시즌만에 팀리거로

어머니 눈물, 구장 손님들까지 ‘축제’ 분위기

 

황민지는 2020년 당구를 처음 접했고, 1년 만인 2021-22시즌 와일드카드로 LPBA에 데뷔했다. 이후 젊은 나이(올해 24살)의 주목받는 선수로 단단하게 지난 5년을 쌓아왔고, 이제서야 처음으로 팀리그라는 새로우면서도 꿈꾸던 무대에 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황민지와 그의 어머니 김해인(우)씨. 사진제공=황민지.

 

그 순간, 황민지의 어머니(김해인씨)가 딸보다 더 감격해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고 한다. 김 씨는 10년여간 강원도 원주에서 해인당구클럽을 운영해왔다. 딸에게 당구를 적극적으로 권한 이도 그다. 게다가, 김 씨는 클럽을 소규모에서 중대형 규모(중대·대대 각 8대씩)로 확장 이전하는 등 딸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길 끝에서, 김해인씨의 오늘의 눈물은 “축하한다”는 말보다 더 깊은 감동으로 딸에게 전달됐다. 동시에 당구장 전체가 들썩였고, 지명 소식을 들은 사람들의 박수로 구장은 축제의 장이었다.

이어 그는 “너무나도 과분한 선물 같다”며 “사실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수화기 너머로 희미하게 들리는 웃음소리에는 ‘지명’의 감격이 그대로 어려 있었다.

 

황민지는 “김민아 선수(우), 조재호 선수의 시원시원한 샷 스타일을 먼발치에서 보면서 늘 감탄해왔다”고 밝히면서, 그 선수들이 속한 NH농협카드 팀에 지명돼 또다른 감동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동경하던 김민아-조재호와 한팀, 또다른 감동

투어 외 시간에는 ‘당구장 운영자’로

 

지명 팀이 NH농협카드라는 점도 황민지에게는 또 다른 감동이었다. 그간 사실 “김민아 선수, 조재호 선수의 시원시원한 샷 스타일을 먼발치에서 보면서 늘 감탄해왔다”고 털어놓은 그는, 이제 “한 팀이 돼 그분들과 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다니, 정말 귀한 기회를 얻은 것 같다”며 기대감에 가득 찬 소감을 밝혔다.

시원시원하게 공격적인 샷은 황민지의 스타일이기도 하다. 다만, “저는 정확성, 경기 운영 시 집중력 등이 부족한데, 그것들을 (조재호 김민아 선수에게 배워)채워 성장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한편, 황민지는 이제 ‘개인투어 선수’에서 ‘팀리그 일원’으로, 그리고 ‘해인당구클럽의 운영자’로 또 하나의 역할을 이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투어-팀리그 기간에는 어머니가, 그 외 시간에는 제가 당구장을 맡아요. 책임이 크지만, 오히려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저는 당구에 관한 모든 걸 해보고 싶거든요.”

특유의 씩씩하고 또랑또랑한 말투로 전하는 이 말에서, 2001년생이라는 젊은 나이를 잊게 만드는 정신적 성숙함이 진하게 느껴진다.

 

새 둥지를 트게 된 NH농협카드 팀원으로서의 마음가짐으로 황민지는 “‘다른 팀 앂어먹겠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적극적이면서도 당찬 자세를 내비쳤다.

 

“다가올 시즌에 개인투어 4강 넘고, 우승까지”

“팀에서는 ‘다른 팀 앂어먹겠다’ 각오로 최선”

 

이번 지명을, 누군가는 ‘운’이라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프로당구 현장 관계자들과 상당수의 팬들은 ‘노력’이 뒷받침된 실력으로 쟁취한 것이라는 데 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응원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앞으로는 저의 최고성적인 8강(2회)을 넘고, 4강을 넘어, 꼭 우승에도 도전하겠습니다. 팀리그에선 제가 할 수 있는 걸 다 보여드리면서, 팀을 위해 어떤 역할이든 맡을 준비가 돼 있습니다. 정말 ‘다른 팀을 앂어먹겠다’는 각오로요.”

이 말끝을 맺으며, 황민지는 웃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큐를 들고 시즌의 첫 장을 열 채비에 바삐 나서며 전화 인터뷰를 마쳤다.

이번 드래프트장에서, 예상 밖의 작은 기적을 일궈낸 황민지. 그가 자신에게도, 그리고 새롭게 만난 소속팀에게도 어떤 반전을 선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회를 잡았고, 그것이 옳은 판단이었다는 걸 증명하는 것은 오로지 황민지 자신의 몫이다.

단단한 정신력 덕에 ‘돌부터’, ‘강철멘탈’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던 그는, 이제 단단한 마음가짐으로 팀리그 무대에서 진짜 진가를 증명해야 할 시간 앞에 서 있다. 동시에 개인투어에서도 재도약을 노린다.

 

[서울 중구=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기사제보=sunbisa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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