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은 최혜미(웰컴저축은행), 한슬기와 더불어 충남 천안지역 여자캐롬 3대장으로 유명세를 떨쳤었다.
2021년 12월 ‘에버콜라겐 LPBA 챔피언십 태백’에서 16강에 진출한 이후 무려 4년 이상 존재감이 없었던 이지은이 최근 자신감을 되찾았다. 지난 2월 ‘웰컴저축은행 LPBA 챔피언십’에서 PPQ부터 출발한 이지은은 민정희에게 25:9(17이닝, Avg 1.471), PQ에서 박수향에게 17:15(25이닝, Avg 0.680)로 이겼다.
64강전서는 천안 후배 최혜미를 상대로 25:13(20이닝, Avg 1.250), 32강전서는 원조여왕 임정숙(SK렌터카)마저 승부치기승으로 제쳤다. 임정숙과의 경기에서 이지은은 Avg 1.403을 기록하는 등 높아진 공격력을 과시했다.
16강전서 스롱 피아비와 맞붙은 이지은은 첫 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내리 2.3.4세트를 내주며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하고 말았지만 이 대회를 통해 희망을 봤다.
당구선수와 직장인의 기로에서 직업을 선택한 이지은
19살에 처음 큐를 잡고 동호인 생활을 시작한 이지은은 한창 전성기 시절, 직장과 당구선수의 선택의 기로에서 직장을 선택하며 돌연 당구계를 떠났었다. 너무도 좋아하는 당구였지만 당구선수의 생활이 너무 불안정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하지만 안정된 직장인의 삶에 평온함을 느끼기에 항상 마음은 당구로 향하고 있던 차에 프로당구가 출범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음은 당장 프로당구에 뛰어들고 싶었지만 너무 오랫동안 큐를 놓고 지내서인지 자신감이 생기지를 않았다.
틈만 나면 TV로 LPBA경기를 지켜보던 이지은은 자신과 함께 활동하던 동호인들이 LPBA에서 우승하는 감동적인 장면을 몇 번이고 쳐다보며 부러워했다. 몇 년간 이를 지켜보던 어머니의 한마디는 이지은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너 좋아하는 당구를 다시 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찾아보는 건 어떠냐”
사실 동호인 시절 당구에 미쳐있는(?) 딸을 보며 잔소리를 하던 어머니의 이 말에 이지은은 바로 큐를 다시 잡았다. 그동안 한국당구는 많이 변해 있었다. 중대에서 열렸던 동호인대회에서는 입상을 많이 했지만, 국제식대대에서 다시 시작한 이지은은 특유의 악바리근성을 불태웠다. 당구장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매주 동호인대회에 출전해서 감을 익혔고 큐를 놓았던 기간에 비해 비교적 빠르게 적응을 마쳤다.
21-22시즌 LPBA에 데뷔한 이지은은 해당 시즌 4차투어인 ‘크라운해태 LPBA 챔피언십’에서 준결승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는 등 그 해 20위로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 이듬해에도 세 번의 32강 진출이 있었지만 거기까지였다.
제대로 된 코칭없이 독학으로 하다 보니 맞게 가는 건지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의 연속 속에 일종의 당구 성장통을 겪었다. 한참 어린 친구들의 매 투어마다 늘어나는 실력을 멀리서 바라보며 혼자 도태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한다.
이지은은 당구장 알바가 끝나면 잠들기 전까지 연습했고 또 연습했다. 다행히 프로당구선수들의 방문이 잦아지면서 스파링까지 할 수 있는 환경이 된 점도 주효했다. 이지은의 루틴은 아침에 일어나 등산이나 헬스로 워밍업을 한다. 오후 4시까지는 연습에 올인한 후 저녁 8시까지는 오직 스파링에 시간을 썼다.

마침 천안지역에 PBA 공식 MIK 5.0 테이블이 2대가 설치되면서 실전과 같은 연습이 가능해졌고, 나름대로 연습한 효과가 나면서 안정적인 애버리지를 갖추기 시작했다. 올시즌 3차대회인 ‘올바른 생활카드 NH농협카드 LPBA 채리티 챔피언십 25-26’ PQ경기에서 김한길을 상대로 터진 1.923의 애버리지는 웰뱅톱랭킹 수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9차투어에서 16강 진출까지 따냈다. 스롱피아비에게 석패했지만, 팀리거이며 투어챔피언 출신인 최혜미, 임정숙과의 대결에서 애버리지 1점대의 기록으로 승리한 것은 이지은의 자신감에 불을 댕겼다.
오랜만에 최강의 폼을 보이며 16강을 밟은 이지은은 최고 성적을 냈을 때 시즌이 끝났다는 아쉬움과 차기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동시에 내비쳤다. 이지은은 다음 시즌을 준비하면서 그동안 정석으로 배운 적이 없다는 단점을 스스로 보완하기 위해 게임수를 늘려 연습하고 있다.
게임수가 적으면 아무래도 불안해질 수밖에 없고 반대로 게임수를 채우면 그만큼 자신감이 올라간다는 스스로의 분석을 통해 얼마 전부터 목천 가브리엘캐롬클럽에서 한 달에 100게임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
[천안 – 정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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