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당구아카데미가 무인시스템 ‘당구야놀자’로 전환한 이유.. 오남훈 원장, “일단 몸과 마음이 편해서 좋네요.”

 

기자가 오남훈 원장을 다시 만난 것은 무려 10년 만이었다. 오랜만에 마주한 강남당구아카데미 오남훈 원장은 머리에 서리가 하얗게 내렸지만 아직 건강해 보였다.

1964년생인 오남훈 원장은 11년째 같은 자리에서 강남당구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아주 큰 변화를 주었다고 한다.

 

 

2015년 4월, 대한민국의 중심 강남구 선릉역 인근에 자리 잡은 강남당구아카데미를 인수한 오남훈 원장은 원래 아카데미 수강생이었다.

다니던 직장 퇴사 후 다른 직장을 구할 때까지 짬을 내어 좋아하던 당구를 제대로 배워보자는 취지로 아카데미에 등록했다.

원래 당구 고수 소리를 들었던 오남훈 원장은 아카데미에서 본격적으로 국가대표 출신 강사의 코치를 받고는 실력이 더욱 쑥쑥 늘었다.

 

당구야놀자 선릉아카데미점 전경

 

코로나 펜데믹으로 전문 강사 없이 혼자 아카데미 운영

어느 날 아카데미를 정리한다는 말을 들은 오남훈 원장은 자신이 운영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한참을 고민하다가 덜컥 인수했다.

선수 출신의 전문강사는 고점자 수강생들을 맡았고, 초보 수강생들은 오 원장이 직접 지도하면서 나름대로 운영을 잘 해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코로나 펜데믹이 지구를 덮쳤고 강남당구아카데미도 존폐의 기로에 섰다.

 

 

수강생들이 절반으로 줄어들자, 눈치 빠른 전문강사는 자진해서 강사를 그만뒀다. 자신이 월급을 가져가면 오 원장에게 남는 게 별로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오 원장은 이때부터 혼자 아카데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인건비가 들어가지 않으니 몸은 피곤했지만, 수입이 그런대로 받쳐주니 마음만은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당구야놀자’ 선릉당구아카데미점은 대대3대와 중대 7대 등 총 10대의 테이블로 구성되어 있다.

 

작년 계엄령 이후 존폐를 고민하다가 무인시스템으로 전환

하지만 또 한 번의 위기가 찾아왔다. 작년 연말 계엄령 선포 이후부터는 수강생들이 대폭 줄어들었다.

어느 분야이든지 아카데미나 학원은 수강생들의 재수강률이 중요한데, 경제가 어렵다 보니 재수강률이 뚝 떨어진 것이다. 임대료를 내고 나면 남는 것이 별로 없었다.

 

키오스크 시스템과 유료 음료구입시스템

 

오남훈 원장은 다시 한번 아카데미가 기로에 섰음을 직감했다. 고심을 거듭하다가 평소 관심이 있었던 무인당구장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다.

최근 트랜드는 당구를 배우려는 희망자들이 아카데미나 학원보다는 프로선수들에게 개인레슨을 받는 추세도 무인시스템 전환을 부채질했다.

 

평소 관심 있던 무인당구장 ‘당구야놀자’로 전환하기로 결정

오남훈 원장은 “아카데미를 무인당구장(대대3, 중대7)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어요. 평소 관심 있게 지켜보던 ‘당구야놀자’ 본사와 협의하여 테이블을 보강하고 디지털스코어시스템을 완비했습니다.

조명시스템도 갖추고 10년 동안 사용했던 카페트도 교체했더니 속이 시원합니다. 무엇보다 회원들의 재수강 압박에서 벗어나니 속이 후련합니다.”라며 웃는다.

 

“이제는 몸과 마음이 너무 편해서 좋네요.”

 

[방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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