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캐롬새싹’ 이범서, “김영원 형처럼 멋진 선수 될래요.”

 

10살도 안된 나이에 혼자 당구클럽에 찾아가 당구를 배우는 학생이 있다.

강원도 춘천시 소재 우석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4학년 이범서다. 이범서는 초등학교 1~3학년이던 지난해까지 강원도 양양에서 축구를 좋아하는 남자아이였다. 축구대회에서 우수선수상도 수상했던 이범서는 유소년축구 유망주로도 인정받고 있었다.

어느날 이 군은 양양 솔비치 호텔에 비치되어 있던 포켓볼을 접한 뒤부터는 축구화를 벗고 대신 당구큐를 집어들었다.

홀로 찾아간 동네 당구장에서 주인에게 당구를 배우는 아들의 모습을 본 이 군의 부모는 아들의 꿈과 진로에 대해 대화를 시작했고, 너무 당구에 진심인 아들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당구공이 생각한대로 굴러가서 맞는 것이 신기해요”

양양에서 춘천으로 이사온 뒤 당구를 배울만한 곳을 찾다가 성낙훈 선수가 운영하는 아카데미를 알게 되어 약 1년째 강습을 받고 있는 이범서는 올해초 본격적인 선수활동을 위해 강원도당구연맹애 선수등록을 마쳤다.

지난 3월 생애 첫 당구대회에 출전했던 이 군은 “체격이 작아서 몸싸움하다 부상도 자주 당했는데, 땀냄새 나는 운동복 대신 당구선수 정복을 입으면 너무 좋아요”라고 어른스럽게 말한다.

 

유소년축구 유망주로 촉망되던 이범서는 당구가 배우고 싶어 혼자 당구클럽에 찾아가기도 했다.

 

부모님의 생각 또한 아들과 다르지 않다.

부친 이기섭씨는 “아들이 워낙 활동적이고 본인이 당구선수를 원하기 때문에 끝까지 응원할 생각”이라며 “범서는 당구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바란다.

이범서는 “아직 키가 작아서 파워부족을 느낄 때,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할 때, 그리고 기본 배치에서 실패했을 때 남몰래 운적도 많아요.”라고 밝힌다. 그러면서 “선생님(성낙훈 선수) 말씀대로 잦은 실수를 이겨내기 위해 꾸준한 연습과 스파링에 전념하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부친 이기섭씨가 스트로크 직전 아들의 공을 주시하고 있다.

 

이 군에게 요즘 새로운 루틴이 생겼다. 연습을 하기전에 항상 동영상을 시청하는데, 주로 김영원(하림, PBA)의 동영상을 시청한다고 한다.

이범서는 “영원이형은 기본배치 공을 절대 실수하지 않고, 어른들과 경기를 하면서도 당당하게 자기 실력을 전부 발휘하는 것 같아서 부러워요.”라고 한다.

덧붙여서 이 군은 “PBA라는 큰 무대에서 두 번이나 우승한 영원이형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는지 알 것 같아서 정말 본받고 싶어요”라고 어른스럽게 말한다.

취재를 마치고 나오면서 “이범서 군처럼 당구선수를 꿈꾸는 유망주들이 속속 당구계에 등장하고 있는데, 이들 중에서 제2의 조명우, 제2의 김영원이 탄생할 것”이라는 믿음이 들었다.

 

[춘천 – 정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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