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톱 김하은(남양주) 꺾고 생애 첫 8강 진출한 이희수(서울연맹)… “내년 목표는 첫 입상이에요”

 

지난해 선수등록 후 단 한번도 16강에 진출한 적이 없는 무명의 여자선수 이희수(서울연맹)가 대한체육회장배에서 단단히 사고를 쳤다. 

국내랭킹 1위 김하은(남양주)을 예선에 묶어두고 사상 첫 8강에 오른 것이다. 이제 이희수는 여자3쿠션의 강자로 떠오를 준비를 하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한국성서대학교 간호학과 재학시절 친구들 따라 당구를 접했던 이희수는 대학졸업을 앞두고 우연히 당구장 알바를 시작했다. 매일 당구장에서 일하다보니 자연스레 큐를 잡게 된 이희수는 전공인 간호학 공부를 뒷전으로 하고 당구 큐대를 들었다.

당구장 알바생활 약 2년 반 정도에 20점 수지에 다달은 이희수는 “소질이 있으니 본격적으로 선수생활을 해보라”는 주위의 부추김에 덜컥 선수등록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대회에 출전했으나 번번히 예선탈락하며 맥이 빠지곤 했다.

올해 24점의 기량에 다달은 이희수는 한해를 보내는 마지막 대회인 대한체육회장배에서 선수생활의 커다란 변곡점이 될 수도 있는 인생게임을 치르게 된다. 바로 독보적 랭킹1위 김하은과의 경기에서다.

어떻게 경기를 했는지 기억조차 없지만, 김하은에게 20:17의 값진 승리를 거둔 이희수는 16강전에서도 LPBA에서 복귀한 노장 양승미를 하이런 8득점을 앞세워 20:10으로 꺾었다.

생애 처음 본선8강에 올랐으나 그의 상대는 양구대회에 유난히 강한 허채원(한체대)이었다. 예전에 한번 경기했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떨리거나 그러진 않았지만 본래의 실력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패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경기가 끝난 후 이희수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면서 세운 목표가 2승이었는데, 김하은 선수를 이기면서 목표를 초과 달성했어요. 8강 진출보다 김하은 선수를 이긴 것이 더욱 기뻐요.”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김하은을 꺾은 경기를 터닝포인트로 삼아 내년에는 첫 입상에 도전하겠다는 이희수

 

그도 그럴 것이 김하은은 지난 9월 ‘제13회 세계여자3쿠션선수권대회’에서 2위에 올랐고, 얼마 전 끝난 ‘2025 재팬컵 오픈’에서도 남자선수들과 핸디 없이 겨뤄서 여자선수 사상 첫 준우승의 쾌거를 이룬 상징적인 선수였기 때문이다.

 

롤모델은 크롬펜하우어, 좋아하는 선수는 한국의 보배조명우

이희수의 롤 모델은 ‘네덜란드의 철녀’ 테레사 클롬펜하우어다. 웬만한 남자선수의 기량을 갖추고 있는 여자세계챔피언을 이희수는 “닮고 싶은 선수”라고 말한다.

반면, “좋아하는 선수는 단연 조명우”라고 한다. “당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시원시원한 퍼포먼스와 특히 장타로 연결되는 포지션 플레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조명우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며 이유를 설명한다.

이제 막 출발선상에 서있는 이희수는 “아직 많이 다듬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김하은과의 경기를 터닝포인트로 삼아 성장할 것 같은 좋은 느낌이 들어요”라면서 “내년에는 입상이 목표입니다.”라고 말하며 각오를 다졌다.

 

[강원도 양구 – 정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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