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우승자 강지은 & 준우승자 김민아

 

하림 LPBA 챔피언십 2025’ 우승자 강지은 기자회견

우승 소감.

= 정말 이런 식의 우승을 원한 건 아니었다(웃음). 사실 득점을 하기 전에 눈물이 글썽글썽 했는데, 마지막 득점을 성공하고 눈물이 쏙 들어갔다. 그래도 우승을 해서 너무 좋다.

 

3세트까지 경기력이 좋았는데, 4세트부터는 오히려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 경기 중에도 생각을 해봤는데 답이 나오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실수했던 공에서 여운이 남은 것 같다. 공을 쳐도 원하는 대로 공이 가지 않으면서 팔이 잠기기 시작했다. 세트스코어 3:2가 됐을 때 풀세트 경기로 이어질 것 같았다.

 

마지막 세트에서 앞서고 있다가 8:8까지 따라잡혔다. 그때 무슨 생각이 들었나.

= 초구를 실패했을 때 좋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팔이 계속 풀리지 않아서 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민아 선수가 4세트부터 팔이 풀리고 컨디션 회복을 하면서, 마지막까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마지막 1점을 성공시켰을 때는 우승해서 좋기도 했지만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생각했던 그림이 아니었다.

 

경기가 끝나고 김민아 선수와 무슨 이야기를 나눴나.

= 김민아 선수가 “그건 아니지”라면서 “미안하다 말하라”고 애기하라 했다(웃음). 4년 전에 우승을 했을 때도 마지막 득점이 지금과 상당히 비슷했다. 또 이렇게 우승을 할거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

 

승리의 여신이 강지은의 손을 들어줬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 4세트나 5세트에 이런 득점이 나왔다면 괜찮을텐데, 하필 우승이 결정되는 마지막 득점이라서 더욱 미안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승부는 승부인 만큼 기분 좋게 생각하려 한다.

 

마지막 우승을 한 지 4년이 지났다.

= 마지막 우승을 한 게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다. 2021-22시즌 3차투어(휴온스 챔피언십)을 우승하고 6차투어(NH농협카드 챔피언십)에서도 결승전에 진출했다. 당시 김가영(하나카드) 선수에게 패배한 이후에 4년 동안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멘털이 좋지 않다고 느낀다. 개인 투어에서는 더욱 그런 것 같다. 팀리그에서는 팀원들과 함께 이겨 낼 수 있지만, 투어에서는 혼자서 헤쳐 나가야 하는 만큼 힘들 게 느껴졌다. 그래도 이번 우승으로 혈이 뚫리는 느낌을 받는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앞으로 잘 풀릴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지.

= 이번 대회가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 전까지 상금 랭킹이 26위여서 월드챔피언십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32강에서 백민주(크라운해태) 선수만 이기자는 생각이었는데, 그 경기에서 승부치기 끝에 이겼다. 한 경기 한 경기를 이기면서 우승까지 차지했고, 월드챔피언십 진출까지 확정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대회에서 백민주 선수를 비롯해 유독 친한 선수들과 경기를 많이 했다.

= 짜릿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다(웃음). 그래도 친분이 있는 선수들이 경기 끝나고도 이번 대회에서 내가 잘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응원을 받으면서 힘이 됐다.

 

김민아 선수가 기자회견 밥을 많이 얻어 먹겠다고 했는데.

= 4년 만에 한 번 했는데, 한 번 살 의향은 있다. 그래도 김민아 선수가 언니인 만큼, 이후에는 다시 얻어 먹겠다(웃음).

 

4년 전 우승 했을 때와 지금 댤라진 점은 무엇인가.

= 실력적으로 많이 성장한 것 같다. 예전에는 공을 잘 치지 못해도, 씩씩하게 쳤다. 지금은 공 배치를 알고 있는 수준이 다르다. 경기력도 그때와 비교하면 많이 올라왔다고 느낀다.

 

스스로 생각하는 본인 만의 무기는 무엇인가.

= 차분함이다. 이번 결승전에도 3세트까진 차분했는데, 4세트부터는 그러질 못했다. 또 주변에서는 포커페이스를 잘한다고 해주는데,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무표정하게 생겨서 포커페이스를 하는 것 처럼 보이는 거다.

 

시상식에서 SK렌터카 팀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길게 했는데.

= 리더인 강동궁 선수를 비롯해서 SK렌터카 팀원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덕분에 많이 단단해졌고, 팀리그에서도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완성이 되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또 고마운 사람이 있다면?) 시상식에서도 말했는데 울산에서 오신 별명이 ‘놀부’라는 분이 계신다. 당구를 접하고 동호회 활동을 시작할 때, 멘토 같은 선생님이다.

 

앞으로의 각오가 궁금하다.

= 개인전에서 혈을 뚫었으니, 앞으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가 되고 싶다. 팀리그에서도 지금처럼만 한다면 우리 팀이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준우승 김민아 기자회견]

 

준우승 김민아와 하림지주 문경민 전무이사(우)

 

준우승 소감.

= 제가 우승했던 휴온스 챔피언십이 끝난 지 채 두 달이 안됐다. 빠르게 다시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쁘다. 결승전 상대가 친한 동료인 강지은 선수여서 더욱 좋았다. 다만 친분이 있는 선수와 경기를 하면 마음이 또 불편해서 그런지 초반 집중력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세트스코어가 0:3으로 벌어지면서 ‘오늘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도 따라주지 않는 느낌이었다. 4세트부터 마음을 내려놓고 경기를 했는데, 7세트까지 갈 수 있었다. 재밌는 경기를 보여드린 것 같다.

 

마지막 1점을 강지은 선수가 행운의 샷으로 성공시켰을 때 무슨 감정이 들었나.

= ‘아~ 이건 아니지(웃음)’라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게 세트스코어 3:3을 만들었나 싶다(웃음). 마지막 공격 때 수비를 잘 해놨는데, 강지은 선수가 키스로 마무리를 했다. 얼굴이 뜨거워졌다(웃음). 그래도 강지은 선수의 우승을 축하해주려 했다. 강지은 선수에게 맛있는 밥을 얻어먹겠다.

 

초반에 세트스코어 0:3으로 끌려간 이유는.

= 조금만 운이 따라줬다면 들어갈 수 있는 공이 많았다. 공이 수차례 빗나갔고, 받는 포지션도 정말 어려웠다. 반면 강지은 선수는 운도 조금 따라준 것 같고, 스트로크도 안정적이었다. 당구장에서 연습하는 것처럼 집중력도 잘 되어 있었다. 강지은 선수의 모습에 기가 죽기도 했다. 내가 못 친 것도 있지만, 강지은 선수가 너무 잘쳤다.

 

끌려가는 상황에서도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 4세트만 가져가면, 나머지 세트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모든 선수들이 그렇듯이 앞서 있는 상황에서 상대가 쫓아오면 상당히 부담스럽고 무섭다. 상대가 받는 압박도 클 것이라고 생각했고, 팔이 잠길 거라고 생각했다.

 

[방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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