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BA 숨은 진주’ 최연주, 도시공학과 장학생이 최성원당구클럽에서 알바하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 걷게 된 당구이야기

 

○…최근 종료된 프로당구 8차투어 ‘하림 LPBA 챔피언십’ 8강명단에 오랜만에 낯익은 이름이 눈에 띄었다. LPBA 원년멤버인 최연주다. 2021년에는 랭킹15위까지 올랐지만 이후 팀리거포비아를 극복하지 못하고 상위권에 오르지 못했다. 최연주의 2026년 새해 각오가 남다르다. 가장 저평가되어 있는 ‘LPBA의 숨은 진주’ 최연주의 당구이야기를 들어봤다.…○

 

대학시절 친구들과 찾은 당구장에서 시작된 당구선수의 꿈

2010년 최연주는 부산 경성대학교 도시공학과 장학생이었다.  공부에 진심이었던 최연주는 친구들을 따라 학교 앞 작은 당구장을 찾았다가 당구공의 현란한 움직임에 마음을 빼앗겼다.

그후 학교생활이나 가정에서 복잡한 생각이 들 때마다 당구장을 찾곤 했던 최연주는 내 마음먹은대로 굴러가는 당구공을 보며 스트레스를 풀곤 했다. 당구큐를 들고 있는 시간만큼은 모든 잡념이 사라지니 당구장을 찾는 시간이 점점 늘어갔다.

 

4구를 치던 최연주에게 모 당구선수가 “너는 배팅이 좋으니 3쿠션을 해야지” 

이 한마디에 최연주는 본격적으로 3쿠션에 입문했다. 2016년 대학 졸업 직후 핸디 22점의 기량을 갖춘 최연주는 본격적인 선수생활의 꿈을 위해 당시 최성원 선수(휴온스)가 운영하는 당구장에서 실장을 맡아 당구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최성원당구클럽에서 1년 6개월여를 누구보다 열심히 당구에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다가 지금의 남편(이승원)을 만났다. 남편이 운영하던 당구용품샵에서 1년 동안 내공을 쌓다가 박종일 선수(부산연맹)의 추천으로 2019년 KBF선수로 등록했다.

 

LPBA 초대챔피언 김갑선, “기왕 선수를 하려거든 큰 무대에서 꿈을 펼치렴”

KBF선수로 첫발도 떼기 전에  PBA프로당구가 출범했다. 최연주는 부산 출신 ‘친한 언니’ 김갑선 LPBA초대 챔피언의 강력한 권유를 받았다.

김갑선 선수를 따르던 최연주는 정작 첫 공식시합을 LPBA에서 가졌다. 그리고 데뷔전서 서바이벌 3라운드인 16강 진출이라는 결과에 고무되었다.

 

최연주는 LPBA 초대챔피언 김갑선의 추천으로 LPBA행을 결정했다,

 

최연주 브랜드 만들 터…가족의 무한응원에 용기 ‘팍팍’

<길이 없을땐 어떡하죠? 길을 만들어야죠. 그냥 하시던대로 열심히 하세요, 당신이 성공하면 사람들은 그것을 길이라고 부릅니다. 드라마 ‘대행사’ 대사 中>

사실 최연주는 부모님과의 아픈 과거가 있다. 대학시절 당구선수를 반대하는 부모님의 뜻에 반발하며 1년 정도 집을 나와 당구에 몰두했던 적이 있다. 그때의 죄송했던 마음이 항상 한구석에 남아있는 최연주는 이제 부모님에게 자랑스런 딸이 되고 싶다.

부모님은 “원하는 것을 할거면 최연주의 길을 만들어라. 제2의 누군가가 아니라 최연주라는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하라”는 말씀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이를 마음 속 깊이 새긴 최연주는 LPBA무대에서 ‘최연주만의 이미지’를 만들고 싶어한다.

 

최연주는 2년 3개월만인 ’25-26 8차투어 ‘하림 LPBA 챔피언십’ 에서 차유람, 김세연(이상 휴온스) 등 쟁쟁한 선수들을 제압하며 8강에 이름을 올렸다.

 

남편의 모니터링과 기록 등 외조가 큰 도움이 된다.

집은 부산에 있지만 최연주의 프로선수 생활을 위해 부부는 PBA전용경기장 인근 고양시에서 거주할 정도로 각오가 남다르다. 최연주는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오전 연습을 시작하고 점심 이후에는 남편과 함께 오후연습을 소화한다.

부산에서 용품업체를 운영했던 남편 이승원은 현재 큐제작일을 하면서 최연주를 위해 생활 패턴을 모두 바꿨다. 핸디 32점의 고수인 남편은 공에 대한 원리나 이해를 돕기 위해 큰 도움을 주고 있는데, 특히 매 경기 모니터링을 하며 기록한 오답노트를 복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팀리거 포비아 떨치고 “닥치고 공격만을 일삼던 최연주가 달라졌어요.”

최연주는 12월 하림대회를 겪으면서 게임운영에 큰 깨달음을 얻었다. 32강전서 차유람(휴온스)에게 첫 세트를 내준 후 1:3으로 역전승을 했고, 우승후보 김세연(휴온스)과의 16강전도 완봉승을 거두는 과정에서 또 한 번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자신을 느꼈다.

 

최연주는 2024년 12월 ‘하이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 2024’ PQ라운드 송민지와의 경기에서 하이런 10점을 포함해 9이닝만에 25득점을 성공시키며 애바리지 2.778 기록하며 웰뱅톱랭킹을 수상했다.

 

이제 최연주는 새해 LPBA 투어에서 더 높은 곳, 즉 시상대를 바라보고 있다. 최근 세트제 승부에 대한 감을 잡은 최연주는 “팀리거들과의 경기가 거듭될수록 제갈량처럼 전략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최연주는 “팀리거들은 수많은 리그전을 치르면서 경기운영이 노련해졌고, 기본배치 공의 성공률이 매우 높아져서 팀리거들을 이기기가 쉽지 않아요. 하지만 저도 경기운영에 눈을 뜨면서 팀리거들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냈어요.”라며 팀리거포비아에서 벗어났음을 밝혔다.

한단계 성장한 최연주는 “닥치고 공격만을 외치던 최연주가 이제는 세이프티를 염두에 두고 경기를 운영하고 있어요. 그랬더니 저에게 더 많은 기회가 오더라구요. 당연히 공격 성공률도 높아지구요.”라고 말한다.

비로소 6년차에 들어 LPBA 게임운영에 눈을 떴다는 최연주의 새해 행보가 기다려진다.

 

[일산 – 정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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